1.
멍청하게 전화번호 적은걸 놔두고 왔어.
뭐 연락할 방법이 없는가. 난 천재가 아니야.
2.
오랜만에 이리저리 배회해 보았다.
같이 걸었었던 골목.
같이 다니던 길.
같이 갔던 가게.
근처까지 갔었다. 창문은 닫혀 있었지만w
흔들리는 이 감각. 짜릿했다. 버릇이 될 정도로. 비가 몹시 많이 쏟아져서 더욱.
자각적으로 멍청한 짓이란건 알고 있다.
고양이 혀 주제에 팔팔 끓인 커피를 10초간 원샷하는 무모함이랄까. 기대감이랄까.
흔들흔들 화악 하는 이런 느낌이 좋다.
이런 느낌을 주는. 자극이, Surprise-한 그것.
좋잖아- 좋잖아- 대단하잖아-
다른 사람보다 이게 휠씬 좋아 보였다.
고등학교 1학년때. 아직 그곳에서 놀때. 그렇게 감질나게 살짝살짝 놀던 그 느낌.
나한테 낚여볼래-같은 느낌이었지 아마도.
즐거웠지. 암. 그때 이후라고 생각해. 힛힛힛
재밌다고.
버스에서 바깥을 보면서 음악듣는것만큼.
3.
오늘.
쉽게 말하면 '도를 아시나요' 와 이야기했다.
어차피 한가했고, 심심하기도 했으니 이야기에 어울려주기로 했다.
잠깐의 심심풀이라고. 조금 정도는 재미있을것 같잖아.
종교권유라고 해야하나. 교육때문에 교회에 몹시 많이 가서 그런 포교(?)
같은건 자주 들어보고, 모범적인 경청태도 같은건 익숙하니까.
한 10~20분정도 들었을까. 어느샌가 나는 25세 공무원 지망생 니트가 되어 있었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어w
가만히 있으면 그들의 아지트까지 갈것 같아서 도중에 끊었다.
...'거역할수 없는 화끈하신 형님들의 부정적으로 심각한 자리에 중요한 이야기를 하러 가야 한다'
라고 핑계를 대고 전화도 받는척 하면서 빠져나오게 되었다.
잠깐 구경거리가 생겼던 기분이었다.
결국은 조상께 좋게 하라는 듯. 뭐 맞는 말이긴 하지w
그런데 하고많은 사람들중 왜 갑자기 평화롭게 덴오를 보고 있던 나한테
말을 건 걸까. 역시 학창시절 고민했던 문제가 생각났다.
....나. 설마 역시 만만해 보이는 바보 페이스였던가?
왜 이런 사람들이 쓸대없이 말 거는거야(淚)
예전에도 괜히 규정을 싫어하는 풍운아 친구들이 많이 시비걸곤 했지.
그래도 그런 형아들이 안 걸리는건 내가 半 히키코모리니까?
...
아. 우울해졌다. 젠장.
4.
결국 아무것도 남겨진건 없었지만 어디선가 그걸 찾을라고 괜히.
로또 1등이 당첨되려면 로또를 사야 한다는 굳강한 믿음으로 무장한 나는
나름 이런저런(소극적이지만) 노력을 해 보았지만 보기좋게 꽝.
걸어가본 길은 변한게 없고,
지나가는 풍경도 변한게 없고,
그때 그자리도 변한게 없고,
만화책 책장도 신간 하나없이 변한게 없어 빌어먹을.
1년만이긴 했지만 이렇게 그대로일줄이야.
좋아해야 하는건지 한탄해야 할 일인지.
....
5.
전후사정은 대충 알고 있다.
멍청아 어쩌다가 그렇게 됐냐.
즐겁고 재밌어야 될 거 아냐.
무슨 취향 나쁜 아침드라마냐.
.... 뭐 어차피 모르겠지만.
사람을 너덜너덜하게 해놨으면 적어도
보면서 짜증이라도 치솟도록 즐거워해야 할거아냐.
.........나는. 이것때문에 1년동안을 이성을 놓았던 거냐.
끊었던 담배가 다시 갖고 싶구나. 하아.